식장산 포럼 이사장 길 공 섭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잘 익어 숙성된 전통주, 막걸리의 진한 향이 축적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긴 세월 세풍과 동무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인생의 무게는 저울로 계량할 수 없는 큰 산 같을 것이리라. 요즘 세대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것을 증명하듯 세상의 모든 운영의 중심에는 육 칠십 대가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요즈음 노인 폄하 정치인이 늘어나고 있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아버지 벌 되는 정치 선배에게. 대통령에게 막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 철이 덜 든 정치인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보니까 일반 노인들은 설자리가 없어진다. 그리고 그 숙성이 덜된 젊은 정치인이 노인의 교통수단인 지하철 요금의 무료화를 폐지한다고 한다. 대도시 사는 노인들만 지하철 무료 혜택을 보는 것과 혜택을 보지 못하는 시골 농촌 노인들과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천만 노인을 우롱하고 있다. 노인 우대 교통수단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특히 우리나라는 그분들의 피와 땀으로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되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수도권과 광역시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 인구는 전체의 80%가 넘는 것을 형평성 문제라고? 개가 웃고 소가 웃을 일이다. 지하철 적자 문제는 정치하는 정치꾼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칠팔십 년대에는 6, 70세는 상노인이지만 지금은 모두 현재 진행형 장년이다. 어느 생리학자가 칠팔십 년대 나이를 계산한다면 지금 나이에 0.7을 곱하면 그때의 신체적 정신적 나이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 나도 50대가 된다.

그렇다 지금도 활발하게 사회활동하면서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현역이다. 우리는 백세시대라고 말하는 것에서 현재의 건강 나이를 갈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회 일각, 특히 정치권에서 나이 들음을 퇴물로 치부하고 배제하려는 움직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잘못된 시각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나이 든 사람, 그 속에는 10대의 청소년도 있고 30대 50대 60대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외모는 세월의 흔적이 있지만, 마음은 늘 청년이 존재한다. 잘 숙성되고 잘 버무려진 나이 드신 청년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는 이 시대의 소명이다. 어느 학자의 말에 노인 하나가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진다는 말과 같이 그분들의 경험적 삶을 되새김질해야 할 것이다.

 

물론 숙성이 잘못된 분들도 있다. 권위주의적 태도와 내가 경험한 것, 내 생각과 의견을 강요하고 타협과 토론을 생략하고 무조건 복종을 강요하며 어른의 위치만 강조하는 것은 이 시대의 뒤떨어진 사고이며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나이 들면서 자기 성찰과 반성, 그리고 가정과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나누고 비우는 배려의 미덕을 함께해야 제대로 존중받고 어른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그렇다 나이 들었다고 꿈과 희망을 내려놓지 말고 끝없는 도전 속에 나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정신은 청춘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길공섭
대중문화평론가 길공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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