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장산 포럼 이사장 길 공 섭

 

삶의 굴곡진 여정을 모두 마치고 저물어 가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가족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모정(母情)은 한없이 따뜻하고 포근하다. 포효(咆哮)를 하며 이 세상에 왔다가 모든 책임과 주어진 삶을 진실하게 보듬고 살아온 세월이 애린 추억으로 자리하는 노년(老年). 인생(人生)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 해답은 각자의 가슴에 있을 것이다.

인생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돈과 재물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를 유추해 보면 인생은 아름다운 추억의 높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는 ‘인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좋아하는 사람과 살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추억도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도 모두가 인생의 흐름과 함께 깨달아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남은 시간을 어이 할건가?
남은 시간을 어이 할건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속성으로 존재하며 그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 우리는 영원히 존재할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찰나에 가까운 짧은 인생을 살면서 많은 것들과 부딪치고 어울리면서 점점 소멸해 가는 것이다. 만추의 길목에서 깊어가는 삶의 무게도 점점 두꺼워지고 석양(夕陽)의 내 삶을 되돌아봄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도 하다.

나뭇가지에 무성하게 싱싱하던 초록 풍년이 하나둘 떨어져 앙상하고 초라한 가지에도 내년 봄에는 새순이 돋을 것이다. 만추의 인생은 허다한 모순 속에 살면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포근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일 것이다. 자기가 같고 있는 자양분을 모두 자식을 위해 비우고 빈 쭉정이만 남은 만추의 모정(母情)이 마음을 시리게 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길공섭
대중문화평론가 길공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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