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섭 시인

하늘에 매달린 듯 간들간들 떠 있다가
노리던 먹이 하나 레이더에 걸려들면
날 세운 매서운 발톱 폭풍 안고 낼니다.

 

독수리는 자연계 먹이사슬에서 최상위의 포식자로 존재한다. 처음 독수리가 하늘에서 혼자 외로운 비행을 하면, 이를 숨어서 지켜보던 새들은 저 매끄럽고 아름다운 비행모습에 반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하나둘씩 독수리의 비행대열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때 기운 찬 새들은 독수리의 바로 뒤를 따르고, 늙었거나 기운이 약한 놈은 점점 뒤로 쳐지게 되는데, 이때 그들의 위치는 바로 독수리의 코앞이 되지요.

한참을 돌며 기회를 엿보던 독수리는, 어느 순간 바로 자기 앞의 기운없는 새를 두 발로 강하게 낚아채는데, 그제야 새들은 놀라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지요. 이때 독수리는 두 가지 임무를 완수하게 되는데, 그 하나는 자신의 먹이사냥이요, 또 하나는 기운이 다한 새를 자연계에서 도태시키는, 청소부의 역할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