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평론가 길공섭

외로움
외로움

요즘 세상살이가 각박하고 천방지축인 원인은 패거리에 매달린 정치에서 찾아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 함께하는 세상이 힘들고 정신적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혼자라는 단어가 유행어처럼 우리를 엄습한다. 외로움은 ‘혼자’에서부터 출발한다. 고독은 생산적인 외로움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고독을 통해 자신과 소통하고 자신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을 생산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외로움을 탈출하는 방법은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랑은 자신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 때론 자신의 외로움에 대한 확실한 이유를 알기 위해 고독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복잡한 사회 공동체 속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의식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이러한 공동체 속에서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자신의 감정과 다른 감정의 표현에 대한 이질감을 느끼며 그 의견이 다수라면 외롭고 고독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고독
고독

자살한 어느 여자 연예인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백 번을 넘게 생각해 봐도 세상엔 나 혼자뿐이다”란 글귀를 남겼다. 자신의 뜻과 다른 사람들로 채워진 세상과 겨루기가 힘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길을 택한 것이 아닌지? 필자가 사는 지역에서 고독한 자기를 이기지 못하고 투신해서 세상과 작별한 사람, 일가족이 함께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고독(孤獨), 외로움, 쓸쓸함, 허전함은 무념(無念)의 세계에서 내공을 단련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것은 오르지 자기 자신의 성찰에서 긍정과 부정으로 결과가 갈린다고 보면 된다. 외로움이란 옆에 누군가가 있어도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고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때, 또한 내 존재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고 자신이 그 그룹에서 소외됐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그런 시련과 고통을 느끼고 감내하면서 성장하고 숙성돼 가는 것이다. 또 고독은 인간의 내면을 청소해 주는 청량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리움
그리움

인간의 고독(孤獨)은 마음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고뇌(苦惱)를 하게 하고 번민에 빠지게 하면서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고독은 세상에 나 혼자란 외로움의 아픔도 주지만 때로는 나 혼자 가질 수 있는 무한의 자유와 휴식도 주는 세상에 제일 편한 나만의 공간이기도 하다. 최악의 외로움은 자기 자신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외로움이 지치면 고독이 된다. 나이가 들어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을 느끼는 많은 사람은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 같다.

獨

그렇지만 1970년에 발표된 김현승 시인의 ‘절대 고독’에 나오는 고독이란 절망적인 것이 아니다. ‘고독은 인간에게만 있는 특권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고독 속에 깊이 배어있는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그 특권은 오직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 사람은 자기감정에 적절한 응원과 격려, 박수가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며 반대되는 상황에서 외로움과 고독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고독이란 세상에 나 혼자란 생각이 들 때 치명적 사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고독하지 않도록 자신만의 세계를 가져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가 꼭 필요할 것 같다. 그 취미가 문화 예술과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 좋은 감성이 솟아나게 된다.

자신이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보자. 혼자 있어도 고독하지 않고 외롭지 않은 감성이 가득한 고독은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길공섭
대중문화평론가 길공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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