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근 시인
김신근 시인

대나무

               김신근 시인

초등학교 4학년 자연시간 선생님은
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 아는 사람? 
물으셨지

예!예! 너도나도 손 들고 
먹이 달라는 제비새끼처럼 요란을 떠네요

나는 대소쿠리 영식이는 피리
관이는 우산 병철이는 낚싯대 
꽃저고리 입은 순이는 나물바구니
아이들 목소리 따라가다 칠판이 모자랍니다

굽은 대나무는 찾을 수 없는데
쉬운 길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린
내 굽어진 인생길이 부끄럽습니다

속을 비우고 살아 욕심 없는 소나무
스스로를 태워 죽염을 채우고
나물 담는 바구니 되어 봄 향기를 먼저 담고

피리소리로 자연을 노래하고 아픈 맘 위로하니
만고의 충신 이름 앞에
절개와 올바름의 대명사로 우뚝 서고
갈팡질팡 모든 이의 삶에 꿋꿋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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