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연구비 투입에도 러시아 민들레로 생산성 3배의 천연고무 소재 개발 성공
김미영, 탱팡링 등 Lab 동료들과 함께 하는 과학자의 삶,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유병태 박사

2022년 새봄이 돌아왔다. 이 봄은 추운 겨울을 뚫고 나온 계절이다. 지난 5년간 대한민국 전체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혼돈을 겪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하는 자유 시민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희망차다. 투데이플러스는 오늘 그와 같은 자유로운 시민 한 분을 찾아뵈었다. 생명공학 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식물바이러스 치료제와 천연고무 개발에 연구를 박차고 있는 유병태 박사(61)다.

대한민국 생명공학 수준이 어디까지 왔습니까? 생명공학 연구원의 연구활동, 연구 지원 등이 세계 수준과 비교할 때 적정합니까?

저희가 대학원을 다니던 40년 전 1980년대에는 연구다운 연구를 할 연구 시설이나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수준이 세계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생명공학에 관련된 첨단 장비와 시설 그리고 인프라를 갖추어 한국의 생명공학 연구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프라가 국가 영장류센터인데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임상실험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꼭 필요한 인프라입니다. 그 외에도 사람의 장기를 만드는 미니돼지 미래형 동물자원 센터 및 여러 모델 마우스가 있는 바이오평가 센터가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창의적 사고와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도전성을 가지고 있는 연구자입니다.

박사님께서는 식물바이러스 치료제와 천연고무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연구의 중요성과 가치가 어떻습니까?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심각한 고통을 당하듯, 식물도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심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러 농작물에 피해를 주어 식량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데, 가난한 나라에서는 그 심각성이 더합니다.

우리나라도 고추, 오이, 토마토, 참외, 호박, 고구마, 감자, 사과, 배 등 거의 모든 농작물이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피해를 봅니다. 그러나 난감한 것은 코로나 경우와 비슷하게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는 겁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런 글로벌 상황에서 식물바이러스병 치료 효과가 있는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농작물의 피해를 현저히 줄여주는 특허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러한 특허기술이 기업체에 기술이전이 되고 속히 전 세계 농민들에게 공급되어 농작물의 피해를 줄여줄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천연고무는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생물자원으로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한 주요 산업소재입니다. 주로 동남아시아산 고무나무에서 생산되는데 한 종의 식물에서만 생산되므로 그 식물이 병에 걸리는 날에는 세계 산업 경제가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를 대비하고 또한 주요 산업소재의 국산화를 위하여 국내산 러시아 민들레로 대체 고무 작물을 개발하였습니다. 러시아 민들레는 민들레 종류인데 국내 민들레 종과 달리 천연고무 성분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 민들레를 활용하여 생산성이 더욱 높은 신품종 개발에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 보다 1/20의 연구비가 투입되었지만, 저희 연구팀은 선진국보다 먼저 생산성이 3배 이상 높아진 신품종 개발에 성공하였습니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지금 실용화를 위하여 기업체와 협력하여 기술사업화에 박차를 다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환경오염과 탄소중립의 이슈 때문에 석유 기반 합성고무 사용이 점차 제한되고 있기에, 지속 가능하고 탄소중립 식물 기반 천연고무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연구가 상용화된다면 세계 농업 발전에 엄청날 것 같은데, 관심 갖는 기업체가 아직 나타지 않았습니까?

저희 식물바이러스병 방제 기술이 상용화가 되려면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먼저 기능성 핵심소재의 대량생산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 생산단가가 매우 낮은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그리고 농업 현장에서도 그 효능이 탁월하다는 검정 실험 결과를 얻어야 합니다. 농민들이 눈으로 그 효능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때 상용화 가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실험을 현재 농업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치료 효능을 입증하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축척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기술 상용화를 위한 소재 생산 시스템 구축과 효능 검정이 완료되면 기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입니다. 관심을 갖는 기업체로부터 연락이 오고 있는데 2년 이내에 기술이전과 상용화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함께 한 Lab 연구원들을 소개해 주시지요.

 Lab 연구원들(사진=손영훈 기자)
Lab 연구원들(사진=손영훈 기자)

먼저 김미영 박사를 소개합니다. 식물 조직배양과 형질전환, stem cell 배양, 바이러스 free 무병묘 제조 분야에서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전문가입니다. 기존의 이론과 방식을 뛰어넘어 날카로운 관찰력과 창의적 사고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내는 천재적 자질의 소유자입니다. 식물바이러스병 방제 기술 개발에서도 탁월한 공헌을 하였으며, 지금은 (유)시온 기업대표로 창업을 하여 저희 연구실과 산연 협력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농업현장 효능 검정을 주도하고 있으며, 기술사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주역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러시아 민들레의 조직배양과 형질전환체 제조를 주도하고 있으며, 몇 년이 걸릴 제초제 및 해충 저항성 유전자 도입을 단 몇 개월에 걸쳐 성공해 내었습니다. 앞으로 조직배양 기술을 활용한 러시아 민들레 대량 재배기술 개발을 수행할 예정이며, 천연고무 생산성이 더욱 높아진 개량 신품종을 개발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중국 과학자입니다. Italy에서 학위하고 저희 연구실에서 5여 년 근무하고 있는 텡팡링 박사를 소개합니다. 링 박사도 탁월한 창의력을 소유한 과학자로서 연구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난간)들을 해결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20여년 간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과학 영역인 지질 신호 전달 기작 연구를 링 박사가 맡아서 잘 마무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식물바이러스병 방제기술의 핵심인 기능성 소재의 대량생산 시스템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관련 문헌 조사를 잘하고 수시로 다른 멤버들에게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팀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 두 박사님 외에도 해외 신진과학자 박종찬 박사와 아프니가니스탄 출신이며 중국에서 학위를 한 우마르 박사가 저희 연구팀 멤버로 활발히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과학자로서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성실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2명의 대학생(정웅수 충남대 4학년, 이동윤 경북대 4학년)이 인턴으로 와 너무나도 성실하게 대학원생처럼 아니 더 이상으로 실험을 잘하며 과학자의 길을 닦아 가고 있습니다. 지금 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훌륭한 과학자가 될 것이 크게 기대됩니다.

연구원들은 자기 연구에만 몰입하다 보면 정치나 사회에 관심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데, 박사님은 대덕연구단지 선교회 연합회장으로서 차별 금지법 반대 운동과 종교통합 반대 운동을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저는 과학자이기에 연구를 열심히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대학원 학생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아침 일찍 출근하여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은 연구소가 제가 파송 받은 선교지임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 연구원 내 직장선교회의 일원으로 점심시간에 틈틈이 연구실을 돌며 사영리 전도도 하였습니다.

지난 3년간은 대덕연구단지 선교연합회 회장을 하면서 코로나 위기가 왔을 때 연구 단지 선교연합회에서 회개의 릴레이 금식 기도를 여러 차례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차별 금지법 저지 운동과 종교다원주의에 입각한 예수 없는 세계종교통합의 배교의 길에서 한국교회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가족들이 박사님의 이런 사회활동에 응원해 주십니까?

저희 가족은 연구 단지와 한국교회를 위한 위와 같은 활동에는 대부분 반대하지 않으나, 일부 집회 가는 것을 반대합니다. 가족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매우 적음에도 저를 응원해 주고 있는 가족에게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짧지 않은 세월을 과학자로 사셨습니다. 지나온 삶을 바탕으로 과학자가 되고자 하 는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지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과학자가 되고 싶을 만큼 이 길이 제게는 좋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며 신비의 세계에서 날마다 흥미진진함을 체험해 보시고 도전하는 과학자가 되십시오.

날마다 새로운 날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유병태 박사는?

1977-81년 공주사대 학사, 1981-85년 서울대 석사, 박사 수료, 1986-92년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박사학위 수여받았다.

미국 캔사스 주립대와 위스콘신 주립대 포스닥을 거친 후 2000년에 귀국하여 금호생명과학 연구소에서 연구책임자로 3년을, 현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16년째 근무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식물바이러스병 방제 기술 개발 및 러시아 민들레에서 천연고무 소재 생산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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