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중환자실-환자, 퇴원 후에도 이어진 소중한 인연

좌에서 세 번째 을지대학교병원 외과계중환자실 황희숙 파트장, 네 번째 성승환 씨(사진제공=을지대학병원)

 

“매일매일 와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 업무에 방해될까 참고 있는걸요?”

성승환 씨(70)는 지난해 말 을지대학교병원에서 횡격막 탈장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중환자실로 입원했고, 꼬박 16일을 중환자실에서 보낸 후 일반병실을 거쳐 퇴원했다.

수술 후 며칠간은 말을 할 수도, 손을 쓸 수도 없었다. 게다가 가족과 함께 할 수 없었던 중환자실 생활은 두렵고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공간에도 어딘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함’이 온전히 자신을 감싸고 있음을 느꼈다. 그것은 자신의 곁을 지키며 돌봐주는 간호사들의 손길이었고, 성씨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목이 마르다 싶으면 입술을 촉촉이 축여주고, 추운 기운이 감돌면 어느새 이불을 턱밑까지 덮어주는 간호사의 손길을 느끼곤 했다”며 “불편하다고 말하기 전에 불편한 것은 없는지 먼저 살펴주었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용기도 늘 북돋아주었다”고 회상했다.

성 씨는 “간호사들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며 “불편한 몸으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의료진들의 눈을 보면 환자를 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의 세심한 간호 속에 상태가 호전된 성 씨는 일반병실로 향했고, 간신히 걸음을 뗄 수 있을 무렵 담당 간호사에게 요청했다. “외과계중환자실이 어디인가요? 저 지금 그곳에 꼭 가야합니다.”

외과계중환자실의 인터폰이 울리고, 마중을 나간 황희숙 파트장은 당시 성 씨를 보고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생활 자체가 환자분에게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일 수 있을 텐데, 링거 폴대를 끌고 불편한 몸으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해주셔서 고마움이 앞섰다”고 말했다.

‘제한구역 혹은 통제구역.’

병원에서 중환자실의 이미지는 차갑고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게다가 생사의 갈림길, 그 끝자락에서 병마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곳일지도 모른다.

이후 성 씨는 무사히 건강을 되찾아 퇴원을 했고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중에도 생각이 날 때마다 을지대학교병원 외과계중환자실을 찾고 있다. 힘든 삶 속에서도 지난 날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과 함께 아픔을 이겨내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던 때를 생각하면 절로 힘을 얻는다고.

성 씨는 “이렇게 소중한 인연을 병원에서 맺게 될 줄은 몰랐다”며 “환자를 가족같이 돌봐준 외과계중환자실 선생님들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성 씨의 반가운 방문 덕분에 외과계중환자실 의료진들도 힘을 얻고 있다. 황 파트장은 “성 씨를 볼 때마다 환자분들을 내 가족처럼 대하고 늘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곤 한다”며 “앞으로도 중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하용 을지대학교병원장은 “‘당신도 을지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가족 같은 병원’을 실현하고,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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